사회 전 분야에서 일상으로의 회복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타격이 어느 분야보다 컸던 국제선 항공에서도 단계적 일상회복이 추진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굳게 닫혔던 국제선 하늘길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열린 ‘코로나19 해외 유입 상황평가회의’와 지난 6일 개최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말 그대로 국제선 네트워크와 관련 생태계를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계획”이라며 “이는 생계터전이 무너진 항공 및 여행 등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일상 회복뿐 아니라 자유롭게 항공편을 이용하던 국민들의 여행권 회복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선 운항규모는 97.5% 급감했으며 최근까지도 8.9%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코로나 전이었던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국제선 정기편 운항횟수는 주 4714회였으나 현재는 주 420회로 10분의 1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재정여건은 매우 악화됐으며 전체 항공업계의 휴직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방역정책으로 축소됐던 국제항공 네트워크를 총 3단계에 걸쳐 정상화할 예정이다. 국내외 방역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국제선 회복 과정을 추진한다.
■ 1단계(5~6월) : 국토부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운항 규모가 8.9%로 축소된 국제선 정기편을 5월부터 매월 주 100회씩 증편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제선 운항편은 현재 주 420회 운항에서 5월 주 520회, 6월 주 620회로 늘어난다.
또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 제한도 2년 만에 10대에서 20대로 완화하고 부정기편 운항허가 기간도 당초 1주일 단위에서 2주일 단위로 개선한다.
2020년 4월부터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지방공항도 세관·출입국·검역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준비기간을 거쳐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국제선 운항을 재개한다. 구체적으로 5월에는 무안·청주·제주공항, 6월에는 김포·양양공항 순으로 국제선 운영을 추진한다.
김해공항은 지난해 11월 국제선 운항이 재개됐다. 현재 김해국제공항은 사이판, 괌 등 3개 노선에 주 9회 국제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5월부터 세부, 다낭, 싱가포르 등 5개 노선이 추가된다. 이와 관련 17일 국토부는 질병관리청과 협의, 김해공항의 추가 운항계획을 승인했다.
■ 2단계(7월~엔데믹) : 국토부는 7월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매월 주 300회씩 증편하고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를 30대로 확대한다.
지방공항의 운영시간도 정상화하고 방역 위험도가 높은 국가의 항공편 탑승률 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 부정기편 허가 기간도 2주에서 4주로 늘어난다.
국토부 등 관계기관은 국제기구의 여객 수요 회복 전망과 올해 인천공항의 여객 수요 및 항공사 운항 수요 조사 결과를 고려해 연말까지 국제선 복원 목표를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으로 설정했다.
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올해 전 세계 항공 시장이 83%, 아시아 시장은 40% 수준을 각각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항공사 수요 조사 결과는 주 2641회 운항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국제선 증편이 계획대로 시행되면 10월에는 2019년의 40% 수준(주 1820회), 11월에는 51% 수준(주 2420회)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3단계(엔데믹 이후) : 코로나19가 풍토병이 되는 엔데믹 시기가 되면 국토부는 3단계 계획을 시행하고 모든 항공 정책을 코로나19 이전으로 정상화할 예정이다.
현재 매월 단위로 국토부가 방역당국과 협의해 인가하는 국제선 정기편 일정도 엔데믹 이후에는 하계·동계시즌 매년 2차례 인가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인천공항 시간당 도착 편수 제한도 코로나19 이전의 40대로 정상화된다.
이 같은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절차도 간소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6월부터 접종력에 상관없이 모든 해외입국자의 입국 후 코로나19 진단검사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일 방침이다. 현재 해외입국자는 입국 1일차에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고 입국 6∼7일차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6월부터는 입국 1일차에 PCR 검사만 받으면 된다.
다만 사전 PCR 검사 1회는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모든 해외입국자는 출국일 기준 48시간 이내에 검사·발급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한다.
접종완료자에 대한 격리면제 조치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입국 시 따로 격리하지 않았지만 격리면제에서 제외되는 ‘주의국가’에서 입국하는 경우에는 접종완료자여도 7일간 격리해야 했다.
하지만 6월부터는 접종을 완료했다면 출발한 국가에 관계없이 모두 격리를 면제받는다. 현재 격리면제 조치에서 인정하는 접종완료자는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180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이다.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났다면 3차 접종을 해야 인정받는다. 미접종자는 현행 그대로 입국 시 격리해야 한다.
아울러 국토부는 국제선 항공을 이용할 국민들에게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의 적극적인 활용을 요청했다.
이 시스템은 입국자가 출발 전에 PCR 음성확인서, 건강상태 질문서 등의 검역 정보를 사전에 입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쿠브(COOV·예방접종증명시스템)’와 연동돼 있어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했거나 해외에서 접종한 후 접종 이력을 국내 보건소에서 등록해 둔 경우 접종 정보가 자동으로 연계된다.
지난 4월 1일부터는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뿐만 아니라 해외 접종이력을 국내 보건소에 등록하지 않은 해외 접종완료자도 Q-CODE를 이용해 검역 정보를 사전에 입력완료할 경우 격리면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검역 정보는 사전입력 시스템 누리집(https://cov19ent.kdca.go.kr)을 통해 입력이 가능하다. 완료 후 누리집에서 발급받은 QR코드를 인쇄하거나 휴대전화 사진으로 제시하면 검역 심사가 완료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등 감소세가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만큼, 어디에 있든 감염예방을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여행지에 가서도 현지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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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