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5호선에 신규 전동차 5대(총 40칸)를 새로 투입해 이달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5호선 개통 후 25년여가 지나면서 노후화된 전동차를 교체하는 것으로, 시민 편의와 안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과 기능이 적용됐다.
5호선은 방화~하남검단산·마천(총 60km, 56개 역) 구간으로, 광화문·종로 등 도심과 여의도·왕십리·목동 등 부도심을 잇는 주요 간선 노선을 운행한다.
5호선 전동차는 노선 개통에 맞춰 1994~1996년까지 총 76편성(608칸)이 도입된 바 있다. 당시 ▲도시철도 최초로 롤지(종이형)가 아닌 LED형 행선 안내기 도입 ▲전동기 제어용으로 VVVF(Variable Voltage Variable Frequency, 가변전압 가변주파수) 방식 채택 등 최신 기술이 도입된 전동차였으나, 도입 후 25년 이상이 지나면서 전동차가 노후화됨에 따라 교체 필요성이 높아졌다.
새 전동차는 5호선 구간의 특성상 타 노선보다 심했던 소음을 개선했다. 또한 서울 지하철 최초로 전동차 내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무선 급속충전기도 설치된다. 내부 조명은 형광등을 LED로 개량하고 좌석은 7인석에서 6인석으로 너비를 넓혀 이용자 편의를 세심하게 배려했다.
전동차 내 CCTV도 객실 당 2대에서 4대로 확대해 범죄 예방 등 안전을 강화했다. 6분마다 공기를 순환시키는 공기질 개선장치도 설치해 보다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국장애인개발원 BF(Barrier Free) 인증도 획득했다.
새 전동차에 적용되는 사항은 ①소음 절감 ②휴대전화 무선 급속충전기 설치 ③열차 혼잡도·하차 방향 등 알림서비스 및 객실 조도 향상 ④좌석 너비 확대 ⑤전동차 내 CCTV 확대 ⑥공기질 개선장치 설치 등이다.
첫째, 소음 저감을 위한 전동차 내·외부 설계에 중점을 뒀다. 5호선은 소음을 유발하는 곡선 구간이 많은 데다가 지하 터널 크기가 작아 소음이 타 노선보다 심한 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는 ▲차체 하부에 팽창이 가능한 우레탄폼 적용 ▲이중 통로 연결막 설치 ▲냉방기·제어장치 등 개량 ▲출입문 틈새 브러쉬·방풍고무 적용 ▲창문 이중유리 적용 및 꼼꼼한 틈새 처리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했다.
서울교통공사가 새 전동차의 주행 소음을 테스트해본 결과, 기존 열차보다 소음이 최대 4.7dB(83.7⇒79.0) 감소해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전동차 내에서 휴대전화를 충전(만 충전 약 2시간 소요)할 수 있는 무선 급속충전 설비도 새로 설치했다. 열차 내 휠체어석이 위치한 2칸과 가운데 2칸에 새롭게 설치된다. 충전 시에는 빨간 램프가 켜지고, 발열이 심할 경우 온도센서가 감지해 충전이 자동 중단된다.
셋째, 승객들을 위한 열차 내 알림서비스도 향상된다. 열차 무게 측정을 통해 실시간 전동차 혼잡도를 안내하고 비상 시엔 LCD 화면에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도 표출한다. 출입문 LED 설치로 하차 방향도 알린다. 조명도 기존 형광등에서 LED로 개량해 객실 조도가 한층 부드러우면서도 밝아지는 등 전동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전동차 좌석은 7인석에서 6인석으로 조정해 1석 당 폭이 435mm에서 480mm로 넓어진다. 임산부 배려석은 일반석보다 너비를 50mm 넓혀 임산부가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좌석 구분은 일반석(보라색)·임산부석(분홍색)·교통약자 배려석(하늘색, 임산부석 양쪽 가운데 4석)·교통약자 보호석(노란색, 전동차 양쪽 끝 설치) 등 색깔을 다르게 해 이용객이 명확히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좌석 개선은 2017년부터 도입된 2호선 신형 전동차의 개선사항을 적용한 것이다.
다섯째, 전동차 내 CCTV는 객실당 2대에서 4대로 2배 확대해 범죄 예방 등 안전성을 높였다. 열차 충돌 안전성도 기존 20km/h에서 25km/h로 강화해 충돌 시 더 안전하도록 개선했다. 차량 고장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중앙 서버로 전송, 신속히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여섯째, 공기질 개선장치도 전동차 한 칸당 4개씩 설치된다. 6분마다 공기를 자동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운행차량 측정 결과, 평균 21.2% 미세먼지 감소효과(가동 전 58.0→가동 후 45.7㎍/㎥)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전동차는 기존 전동차보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PMSM(Permanent Magnet Synchronous Motor, 영구자석형 동기전동기)과 영속도 회생제동 기술, LED 조명 도입 등을 통해 약 30%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분해·정비 최소화로 정비 효율성도 향상된다.
이번에 새로 교체되는 전동차는 속도감과 강인함을 표현한 외부 디자인으로 호평 받아 한국디자인진흥원 ‘2020년 우수 디자인(Good Design)’을 수상한 바 있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포함한 누구나 편리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체공학적 요소를 포함한 한국장애인개발원 BF(Barrier Free) 인증을 획득하는 등 외부 기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래된 전동차가 적시에 교체될 수 있도록 노후 전동차 교체계획을 사전에 수립해 차질 없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5호선 전동차 교체는 3단계로 나눠 1단계 교체 사업을 2019년부터 진행해 왔다. 1단계는 총 25대(총 200칸) 전동차 교체로, 이번 5대 교체(501~505편성)에 이어 나머지 20대도 차량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시운전, 운행 승인 등 절차를 거쳐 올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1차 전동차 교체 사업(7호선 136칸 포함)은 차량을 제작할 업체를 공개 입찰한 결과, 우진산전이 선정됐다. 2차 사업은 2021년 시작됐으며 3차 사업은 2023년 추진할 예정이다.
교체 사업과 별도로 하남연장선 개통에 맞춰 작년 4월부터 새 전동차 4편성(현대로템 제작)이 추가 도입돼 운행 중이다.
4·8호선 등 향후 예정된 타 노선의 노후 전동차도 차질 없이 교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호선 노후 전동차 46대에 대한 교체는 2014년부터 시작해 올해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공사는 교체 사업 전반이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 자금 지원을 추가로 요청하고 있다.
공사의 노력 등에 힘입어 도시철도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지자체 지원(시비)에 더해 2021년부터는 노후 전동차 교체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안상덕 서울교통공사 차량본부장은 “노후 전동차 교체로 편의성이 높아지고 고장 등이 크게 줄어들면서 시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동차 적시 교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정부의 비용 지원이 절실한 만큼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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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