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동학대 조사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현행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현장조사 인력이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등 현장 중심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제1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번 강화방안은 최근 16개월 아동학대 사망사건 대응과정에서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피해아동 관점에서 세밀한 대응노력이 미흡했으며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이러한 문제점들을 신속히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마련됐다.
이에 따라 현장의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피해아동 보호를 위해 제대로 작동하도록 신고접수 후 초기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조사의 이행력을 확보한다. 현장대응인력들이 정확한 판단하에 적극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도 개선한다.
또한 3월부터 시행하는 즉각분리제도를 차질 없이 준비해 피해아동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하며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관련기관 및 단체 등과 협력을 강화한다.
아울러 사회적 인식 개선 추진과 함께 학대 행위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위한 사법부의 관심도 요청하며, 입양체계의 공적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 초기 대응의 전문성과 이행력 강화
이번 방안에서는 경찰·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전문성을 토대로 면밀한 조사와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2년에 걸쳐 아동학대 조사업무가 민간에서 공공으로 이관됨에 따라 아동학대 전담공무원 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에 대한 직무교육시간을 현 80시간에서 160시간으로 2배 늘린다.
이와 함께 현장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체험형 실무교육과 법률교육 등으로 내실화하며 이미 배치된 공무원에 대한 보수교육도 매년 40시간씩 신설해 실시한다.
또한 전담공무원이 전문직위 또는 전문경력관으로 장기간 근무하면서 전문성을 쌓도록 하며 경찰도 일선 현장인력에 대한 교육을 강화, 아동학대에 대한 감수성과 대응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현장대응인력 간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들의 협업도 강화해나간다. 현장인력들이 함께 참여해 각 주체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지침을 마련하고 합동교육을 통해 현장에서의 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
신고접수는 112 경찰로 일원화하고 신고 외에 아동학대 관련 상담전화는 보건복지 상담센터 129와 연계해 신설한 아동학대 전문상담팀에서 제공한다.
특히 시군구 통합 사례회의에 경찰, 전담공무원, 의사, 변호사 등과 전문가 필요시 학교 등이 참여해 객관적인 학대 판단과 조치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이를 통해 학대 판단과 대응에 있어 현장대응인력 간 협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현장조사를 위한 출입범위를 신고된 현장에서 피해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로 확대한다. 만약 조사를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현행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상향한다.
아울러 즉각분리 등 적극적인 현장조치가 대응지침과 함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이루어진 경우에는 현장인력이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법적근거 마련도 검토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지원하며 악성민원에 대한 현장인력의 심리적 부담완화도 지원한다.
◆ 대응인력 근무여건 개선 및 확충
정부는 현장에서 많은 제약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아동학대 대응인력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 있게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근무여건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전국 229개 시군구에 664명의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을 조속히 배치해 아동학대 조사 책임을 민간에서 공공으로 이관하는 것을 완료하고, 더 나아가 수요조사 등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추가인력도 신속히 보강한다.
또한 분리보호된 아동의 양육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제공할 아동보호전담요원도 확충한다. 시도 경찰청에서 13세 미만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수사하는 여성·청소년 수사대를 신설하고 아동학대 경찰관과 아동학대 예방경찰관(APO)도 지속 늘려 나간다.
아울러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해서는 전국 71개 기관의 업무수행 현황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조사절차 및 유관기관과 협업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개선필요사항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심층사례관리 전담기관으로서 달라진 역할에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도 강화한다. 책임 있는 대응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운영해 광역지자체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을 위한 시도의 전담인력 역할도 강화한다.
이밖에도 아동권리보장원에 전담부서를 신설해 아동학대 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교육을 강화하고 중대 사망사건의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한 심층 분석을 정례화한다.
더불어 아동학대 대응 관계부처와 지자체 대응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효율적인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 즉각 분리제도의 차질 없는 시행
정부는 분리보호 인프라를 적극 확충해 학대피해아동쉼터 15개를 조속히 설치하고 지자체 수요를 반영해 14개소를 연내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2세 이하 학대피해 영아 등이 전문교육을 받은 보호가정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위기아동 가정보호사업을 새롭게 도입한다.
특히 3월 시행 예정인 즉각분리제도 시행에 앞서 중앙, 시도, 시군구로 이어지는 비상대비체계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시도별 일시보호 현황과 인프라 확충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피해아동 보호에 공백을 없애며 피해아동에 대한 심리치료 지원 등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 아동학대 처벌 강화 노력 및 인식 개선
이번 강화방안에서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해자 처벌 강화에 대해 아동학대 근절에 대한 국민의 높은 법 감정을 고려해 사법부의 관심을 적극 요청한다.
구체적으로 그동안 아동복지, 법률 관련 전문가들이 논의해 온 아동학대 범죄 양형기준 개선제안서를 21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위원장에게 직접 제출할 계획이다.
또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통해 피해아동 보호명령 또는 임시보호명령에 대한 법원의 결정시한을 명시하고 신속한 재학대 방지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 1월 국회를 통과한 민법상 징계권 폐지를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 사회적 인식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에 위탁가정 부모 등을 추가하고 약국, 편의점 등과 지역 내 모니터링 체계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위기아동 조기 발견을 위해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에서 비대면 예비소집 후 아동안전을 점검하고 재학 중에도 계속해서 출석을 점검한다. e-아동행복지원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2만 5000여 명의 위기아동가정도 직접 방문해 안전을 확인한다.
◆ 입양 절차의 공적 책임 강화
입양기관에 대한 공적 관리·감독을 강화하고자 입양기관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는 결연위원회를 구성·운영하며 아동에게 적합한 부모를 결정하도록 하고 그 결과 보고를 의무화한다.
입양 절차 준수여부 확인을 위한 입양기관 점검도 연 2회로 정례화하고 필요시 수시 점검한다. 특히 사후서비스 과정에서 아동학대를 인지할 경우 즉시 신고하도록 하고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해 아동을 적극 보호한다.
특히 입양가정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 예비 양부모의 필수교육을 확대·내실화함으로써 입양의 의미를 적극 인지하고 준비토록 하고 아동과 입양부모 간 애착관계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입양 후 양육 심리상담서비스, 아이 건강검진서비스 등 맞춤형 사후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현재 법적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입양 전 위탁을 법제화, 아동·예비 양부모 간 초기 상호적응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가족관계 형성을 위한 준비과정을 제공한다.
민간 입양기관 중심의 입양체계를 개편, 입양의 핵심과정에서 국가와 지자체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양특례법 개정안도 마련해 조속히 입법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러한 방안들이 그동안 마련한 대책들과 함께 현장에서 제대로 실행되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통해 미비점을 계속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번 방안은 사건 초동 대응 과정에서 현장 인력들의 전문성 확보와 협업, 즉각 분리제도의 차질없는 시행을 위한 보호인프라 확충 등에 중점을 두었다”면서 “이번 방안들이 그동안 마련한 대책들과 함께 현장에서 성실히 이행되도록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전문가 의견수렴을 통해 대응체계의 미비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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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