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세계규격 채택…아시아 넘어 세계로

수출 활성화 기대…‘고추장(Gochujang)’ 명칭 그대로 사용

고추장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세계규격으로 채택돼 국제사회에 한국 식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24일부터 화상회의로 개최 중인 제43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고추장(Gochujang)’ 규격이 12일 최종 심의를 통과해 세계규격으로 채택됐다며 13일 이같이 밝혔다.

▲ 지난해 개최된 제42차 Codex 총회 모습. 올해 총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Codex는 소비자 건강보호 및 식품의 공정한 무역을 보장할 목적으로 1963년 UN FAO와 WHO가 공동으로 설립했고, Codex 규격은 회원국 대상 권고기준으로 활용되며 국제교역 시 공인기준으로 적용된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의 규격화 제안에 따라 2009년에 채택된 고추장 Codex 규격은 지금까지 아시아 내에서 통용되는 지역규격으로서의 지위를 가졌으나, 이번 총회의 결정에 따라 세계규격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게 돼 의미가 크다.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된 고추장 Codex 세계규격화는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연구원 등 유관기관 및 식품업계, 학계 전문가가 참여해 이뤄낸 성과로 국제사회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급행 절차를 밟음으로써 당초 예상보다 최종 승인을 앞당겼으며 이로써 김치(2001), 인삼제품(2015)에 이어 우리나라가 제안한 세 번째 Codex 세계규격이 신설됐다.

이번에 채택된 고추장 Codex 세계규격은 ‘고추장(Gochujang)’이라는 우리 고유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Red pepper paste, 칠리소스 등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발효식품으로 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게 됐다.

또한 튜브형 포장 적용이 용이하도록 수분 상한치를 높이고 메주 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조단백질 하한치를 낮추는 등 고추장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의 기호를 반영, 기존의 지역규격보다 유연한 기준을 마련했고 지역규격의 선택성 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양념채소와 식초를 추가, 초고추장 등 더욱 다양한 제품에 고추장 Codex 세계규격이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2019년 기준 고추장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약 106여개 국가에 연간 1만 7686톤, 3767만 달러 상당의 규모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최근에는 K-방역 등 K-브랜드의 국제적 인지도 상승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식품에 대한 소비도 증가하는 모습으로 올해 1~8월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48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되고 있으며 고추장 수출액은 35.6% 증가한 3316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고추장 Codex 세계규격 채택에 힘입어 고추장 수출의 비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나아가 K-Food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돼 앞으로 고추장이 세계시장에서 더욱 폭넓게 유통되는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업계에서도 “이번 고추장의 Codex 세계규격 채택은 우리나라 식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최근 한류 열풍으로 고추장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수출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하고 있다.


농식품부와 식품업계에서는 고추장 Codex 세계규격 채택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사단법인 한국전통식품협회와 함께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은 고추장 67제품에 대해 10~20%의 할인가를 적용하는 온라인 할인 판매를 14일부터 진행할 예정이고 CJ제일제당, 대상 등 고추장 업체들도 대형마트의 판촉행사를 통해 세계규격 채택을 알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에 있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앞으로도 김치, 인삼제품 및 고추장과 같이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 식품의 국제규격화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라면서 “전통발효식품육성, 한식진흥 및 음식관광 활성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우리 농식품의 세계화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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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