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육성 감귤 보급 1위 ‘하례조생’, 재배 면적 567헥타르 달성
수확기가 다양하고 맛과 개성이 뛰어난 우리 품종 감귤이 재배 면적을 넓혀가는 한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일본 도입 품종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감귤 산업계에서 우리 품종이 점차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에서 재배하는 감귤은 크게 온주밀감(비중 80%)과 만감류(비중 20%)로 나뉘는데, 96% 이상이 도입 품종이다.
특히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도입 온주밀감 궁천조생과 흥진조생은 11월 중순~12월 상순 수확돼 홍수 출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온주밀감은 중국의 온주 지방에서 유래해 일본에서 개량된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귤로, 껍질을 벗기기 쉬운 만다린의 일종이다.
만감류는 만다린과 오렌지 교잡을 통해 육성한 품종들로 오렌지와 만다린의 특성을 보유해 과즙이 진하고 일부 오렌지 향을 지니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확 시기를 분산하고 도입 품종과 차별되는 다양한 감귤 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국산 온주밀감 품종 가운데는 한국 1호 감귤 하례조생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하례조생은 기존 궁천조생보다 당도는 1브릭스(°Bx) 높고 신맛은 20% 정도 낮아 더 달고 덜 시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지난 2004년 개발된 하례조생은 노지에서 11월 중순 수확할 수 있는데, 2014년부터 재배 면적이 늘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육성 품종 가운데 제일 넓은 567헥타르에서 재배되고 있다.
하례조생은 해마다 3만 그루(30ha) 내외로 꾸준히 보급되고 있어 10년 뒤쯤에는 온주밀감 재배 면적의 10%인 1400헥타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례조생에 이어 재배 면적이 두 번째로 넓은 윈터프린스는 시설에서 12월 상순에 수확하는 품종으로, 기존 만감류보다 껍질 벗기기가 쉽다는 특성이 있다. 당도 12.5∼13.5브릭스, 산 함량은 1.0∼1.2%로, 식감이 부드럽고 향기를 풍기며 진한 단맛을 느낄 수 있다.
윈터프린스는 2019년 본격적으로 보급해 2022년 기준 58.7헥타르를 달성했고, 올해 130톤이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국산 품종들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수확하는(노지 기준) 미니향은 탁구공 크기(30g)만큼 작다. 평균 당도 15브릭스, 산 함량 0.8% 내외로 단맛이 강해 신맛을 싫어하는 소비자가 선호한다.
제주지역에서는 노지에서도 재배할 수 있어 온주밀감을 대신할 고소득 품종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12월 중순에 수확할 수 있는 미래향은 황금향을 개량한 품종이다. 황금향보다 당도(12브릭스)는 1브릭스 더 높고 껍질이 잘 벗겨져 소비자가 선호하며 가시가 없고 수확량이 10%가량 많아 재배하기도 쉽다.
3월에 수확할 수 있는 무봉 과육은 플라보노이드 성분 중 하나인 나린진 함량(617mg/100g)이 일반 온주밀감(2.95mg/100g)보다 많이 함유돼 쌉싸름한 자몽 맛이 난다.
같은 달 수확할 수 있는 옐로우볼은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껍질과 속살이 노란색을 띠는 품종으로 레몬보다 산 함량은 4% 낮지만, 레몬과 비슷한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 저장기간이 2∼3개월로 길어 한여름에도 처음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미래 감귤 산업 발전을 위해 나아갈 방향은 노지 감귤의 고품질화와 다양화, 건강 기능성, 수확기 확대, 기존 감귤과 차별화된 새로움”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특성이 있는 품종을 지속해서 개발·보급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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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