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최종 매입계약 체결...재단장 공사 거쳐 2025년 광복절 개관 목표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31일 일제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재개발에 따른 철거를 막고 독립운동사적지로 보존하기 위해 최종 매입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보훈처가 국외에 소재한 독립운동사적지 보존을 위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의 현재 모습. [사진=국가보훈처]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부강한 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1913년 5월 13일 한인 이민사회의 중심지 샌프란시스코에서 흥사단을 창립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시카고에 지부를 설립하고 이어 한인들이 거주하는 미주지역 전역으로 지부 설립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1919년 3.1운동으로 중국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1920년에는 상해에 흥사단원동위원부(지부)가 조직됐다.
이후 흥사단은 1945년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한 조직적 재정후원과 인재 양성 활동에 주력하며 현재까지 안창호(1962년 대한민국장), 송종익(1995년 독립장), 조병옥(1962년 독립장) 등 100명이 넘는 독립유공자를 배출했다.
1915년 샌스란시스코에서 엘에이로 이전해 정착한 흥사단은 노스 피게로아 거리 106번지의 미국인 소유 2층 목조건물을 세내어 약 14년 동안 사용한 뒤 1929년 이번에 매입한 엘에이 카탈리나 소재 건물로 이전했다.
흥사단은 1929년부터 이곳을 임대해 사용하다 1932년 단우들이 어려운 형편에서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처음으로 본부 건물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 건물은 1929년부터 1948년까지 흥사단 본부로 사용되다 광복 이후 본진이 서울로 이전하면서 미주위원회로 개칭하고 1979년까지 미국 내 한인들의 교육 및 사회활동과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흥사단 제24차 연례대회(1937.12.26.) 과거 모습. [사진=국가보훈처]
1979년 연로한 단원들이 재정적으로 본부 건물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자 매각하게 됐고 이후 미국인 소유의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됐다. 이후 2020년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가 재개발을 위해 매입해 2021년 철거 절차를 진행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철거 소식에 엘에이 현지 독립운동 관련 단체인 흥사단,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 주축이 돼 건물을 지키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관리단, 아시아 태평양 섬 주민 역사보존협회(APIAHP)와 같은 역사보존 시민단체가 엘에이시의 역사·문화기념물(이하 사적지)로 신청해 부동산회사의 건물 철거를 일시 정지시켰다.
이후 흥사단 건물의 사적지 지정을 위한 1차 공청회와 2차 공청회에 한인사회가 참여해 ‘사적지 등록 권고’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사적지 등록 절차 진행으로 철거는 한시적으로 보류됐으나 건물의 온전한 보전 방안이 확보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해 5월 소유자 측은 엘에이 흥사단 지부에 매각을 제의했고 보훈처는 신속하게 소유자와 매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 엘에이 흥사단 지부의 협조 속에 이번 최종 매입에 이르는 결실을 맺었다.
보훈처는 오랜 기간 비워져 있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 매입을 완료함에 따라 우선 내외부 안정화 작업을 실시한 뒤 연내에 건축물에 대한 기록화 작업과 정밀 실측에 나설 계획이다.
관계 전문가와 한인사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건물 활용방안을 수립해 2025년 상반기까지 재단장 공사를 완료한 후 2025년 8월 15일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엘에이시 사적지 지정이 완료되면 주 및 연방 차원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해 한국의 독립운동자산이 미국의 문화유산으로도 보존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일제강점기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의 보존은 현지 한인사회와 시민단체, 대한민국 정부가 한마음이 돼 이뤄낸 성과”라며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남가주 지역 60만 재외동포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살아있는 역사 문화·교육기관이자 소통의 장으로 특화하고 미주지역 독립운동사적지의 거점기관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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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