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기본가격 인상분에 연말까지 3원 추가 지급...가공유도 내년부터 리터당 800원 적용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 개최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지난 9월 16일 이후 약 50일간 논의돼 왔던 낙농제도개편의 세부 실행방안과 원유가격 조정안을 의결했다.
농식품부는 정부가 생산자, 유업계와 합의한 제도개편 세부 실행방안에 음용유용 원유와 가공유용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 등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을 위한 필수사항과 그동안 불합리하다고 지적됐던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먼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용도별 차등가격제에서 음용유용 원유가격은 그동안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농가의 생산비만을 고려해 결정해왔으나 농가의 생산비와 시장상황을 함께 반영할 수 있도록 바꾼다.
지금까지는 우유가 과잉이더라도 생산비가 상승하면 원유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 내에서 인상(생산비 연동제)해야 했으나 가격협상 범위를 넓힌다.
이에 따라 생산자와 유업계가 시장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원유 수급상황이 심한 과잉인 경우 생산비 상승에도 원유 기본가격을 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원유가 과잉인 경우에는 생산비 상승분의 –30~-70% 범위에서 원유기본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가공유 가격은 경영비 상승분을 고려하되 유업체가 실제 지불하는 가공유 가격과 국제경쟁가격과의 차액을 기준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하도록 설계해 국내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150원/ℓ 이상 차이가 날 경우 경영비가 증가하더라도 가격을 인하하거나 소폭 인상할 수 있다.
우유 품질에 따라 지급받는 인센티브는 유성분(유지방·유단백)과 위생(체세포수·세균수) 인센티브 이외에 산차를 늘리고 유우군 검정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낙농가의 평균 산차 증가(현재 2.5산)와 낙농가의 성적 개선을 유도한다.
다만, 산차와 유우군 검정사업 인센티브는 전국적인 시행 여건이 마련된 이후 적용할 계획이므로 당분간 현행과 같이 유성분(유지방·유단백)과 위생(체세포수·세균수) 인센티브만 적용한다.
또 유지방 최고구간을 4.1%에서 3.8%로 낮춤으로써 농가의 수취가격은 리터당 3~3.5원 늘어나고 과도한 사료투입을 줄여 생산비는 리터당 30원 이상 절감될 전망이다.
원유 기본가격은 리터당 49원 인상한다. 다만, 생산자와 유업계의 가격조정 협상이 길어지면서 지난 8월부터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해 지난달 16일부터 올해 연말까지는 3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내년 1월부터는 리터당 49원 인상한 기본 가격을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할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가공유 가격은 리터당 800원을 적용한다.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조건은 재석이사 과반수 참석으로 개선하고 의결 조건은 참석이사 과반수 찬성에서 재석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강화한다.
그동안 정관에 규정되지 않았던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신설해 회장, 이사, 감사 선임의 투명성을 높인다. 이사회를 통해 합의된 정관(안)은 낙농진흥회 총회 의결 및 농식품부 인가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농심품부는 이와 함께 이번 이사회 이후에도 농식품부와 생산자 및 유업계 등은 낙농제도 개편과 관련된 후속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음용유 소비가 감소하고 가공유 소비가 늘어나는 수요변화를 감안해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용도별 물량조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총회의 구성원 확대와 이사회에 중립적인 인사의 참여를 늘리는 등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방식도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내년 시행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시장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며 “이제부터는 모두가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정부도 낙농산업 발전 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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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