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5%p 내린 2.5%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유가 상승 등으로 4.0%로 대폭 올렸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19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1월 수정 보고서 및 지난달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밝힌 3.0%보다 0.5%p 내린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전쟁 영향이라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조정폭은)주요 선진국 대비 제한적”이라며 “IMF 미션단의 기고문에 따르면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는 와중에도 한국은 상대적으로 회복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IMF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기관과 비교하면 정부 3.1%, 한국은행 3.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 투자은행(IB) 평균 3.0%, 피치 2.7%, 무디스 2.7%보다 낮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2.5%와 같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월 수정 전망 때와 같은 2.9%를 제시했다.
코로나 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거한 2020∼2022년 3년간 평균 성장률은 1.85%로 주요 7개국(G7)과 비교할 때 미국(1.92%)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2020∼2023년 4년간 평균 성장률(2.11%)은 미국(2.02%), 캐나다(1.42%) 등 G7 국가들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주요국 중 가장 먼저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한국은 올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내년에는 회복 속도가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0%로 봤다. 지난달 연례협의 당시 3.1%보다 0.9%p 상향 조정했으나 주요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기재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의 영향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등의 노력으로 일부 상쇄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6%로 1월 수정 전망치 대비 0.8%p낮아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긴축적 통화·재정정책, 중국 성장둔화, 코로나 영향 등에 기인한다.
올해 그룹별 성장률 전망치는 선진국의 경우 3.3%로 기존보다 0.6%p 낮췄고, 신흥국은 1.0%p 낮춘 3.8%로 전망했다.
IMF는 세계 경제에 하방 리스크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악화로 인한 공급망 훼손, 물가상승 등 직접 효과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대차대조표 위험 등 간접효과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보호주의, 기술교류 제한 등으로 세계경제 통합 및 국제질서가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식품 가격 폭등 및 난민에 따른 사회적 불안, 코로나 재확산 및 변이 가능성, 중국 성장둔화 장기화, 금리 인상 및 부채부담 증가 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IMF는 국가별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재정·통화정책 등을 추진한 것을 권고했다.
우선 재정 여력의 확보를 위해 확대된 재정지원을 축소하되, 전쟁 및 코로나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세원 확대, 반복적 지출 및 광범위한 보조금 축소 등 중기 재정건전성 확보도 강조했다.
기대인플레이션 관리, 선진국 통화 긴축에 대응하기 위한 신흥국의 금리 인상 확대 고려, 기업 파산·회생 지원 강화, 외채 만기 연장, 환율 유연성 확보, 신흥국 자본유출 시 예외적 외환시장 개입 고려 등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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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