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 개막하는 2022 보고타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부터 5월 2일까지 (사)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문학번역원, 국립과천과학관, 주멕시코 한국문화원 등과 함께 ‘보고타국제도서전’에서 주빈국관을 운영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주빈국 참가는 지난해 8월 콜롬비아 이반 두케 대통령의 방한 당시 정상회의에서 의제로 논의한 사항이다. 양국은 수교 60주년을 맞아 상대국이 개최하는 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참가해 양국 간 출판 교류와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콜롬비아도 올해 6월 한국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1988년에 시작된 ‘보고타국제도서전’은 해마다 평균 60만 명이 방문하는 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도서전이다. 5만1000㎡ 전시장에 600여개 사가 참여해 1500여 회에 달하는 문화, 문학, 예술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올해 도서전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다.
한국은 역대 최대 규모인 3000㎡(907.5평)의 주빈국관에서 ‘공존’(togetherness, convivencia)을 주제로 다채로운 전시와 문학 행사, 공연, 영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간과 인간, 국가와 국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공존’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사회 속에서 ‘사람과 사람’(평화, 자유, 인권), ‘사람과 자연’(환경, 인류세), ‘국가와 국가’(역사, 문화, 교류)의 문제를 다루는 도서 100여 권을 만나볼 수 있는 <주제 전시> ▲국내 작가 9명이 참여해 만든 선집(앤솔로지)과 은희경, 정유정 등 참여작가 5명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한국 작가 전시> ▲한국 책 디자인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세계 진출의 계기를 모색하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수상작 전시> ▲이수지, 백희나 작가 등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우수한 한국 그림책과 작가를 소개하는 <그림책 전시>를 마련했다.
아울러 김경욱, 은희경, 이문재, 정영수, 정유정, 한강(온라인 참가) 등 문학 작가 6인이 남미 지역의 독자들과 만난다. 한국문학번역원 주관으로 열리는 문학 행사에서는 콜롬비아 현지 작가와 함께 한국 작가의 작품세계를 현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다양한 담론에 대한 시각을 깊이 있게 다룬다.
한국문학번역원이 보고타시 문화예술국과 공동으로 제작한 한국문학 선집(앤솔로지) 출간 기념회와 보고타 시내 도서관, 콜롬비아 국립대학교 등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학 행사도 진행한다. <빅 브라더(김경욱)>, <내일의 연인들(정영수)> 등 한국문학을 원작으로 하는 단편영화 네 편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목소리, 어울림’을 주제로 행사 참여작가와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비롯해 스페인어로 번역·출간된 한국 그림책 등 170여 권을 전시한다.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와 박연철, 김효은, 정진호 작가를 비롯해 김서정, 김지은 평론가, 콜롬비아의 작가, 평론가 등이 참여하는 작가 행사도 열린다.
박연철, 이수지, 정진호 작가와 김지은 평론가는 ‘그림책과 예술의 목소리–한국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작가의 낭독을 듣거나 작가와 함께 그림 그리기, 그림책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했다.
김홍중(사회학), 김백영(역사사회학), 정인경(과학), 강호정(생태학) 등 한국 비문학 작가가 참여하는 대담 행사도 이어진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시대에서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해법을 다루는 토론회와 한국 웹툰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반영해 웹툰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가 콜롬비아 언론학자 엔리케 우리베 교수와 ‘이야기하기의 새로운 방식’을 주제로 논의하는 행사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마련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어려운 과학원리를 생활 속 도구를 활용해 체험할 수 있는 ‘과학체험장(콘텐츠 18종)’을 운영하고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은 한복 입기, 한옥 배경 사진 찍기, 수공예 강좌 등을 진행한다.
세종학당재단은 전 세계 세종학당 234곳에서 한국어를 쉽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표준화한 교육과정과 교재, 학습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등을 소개해 한국어 교육을 홍보한다. 아시아-이베로아메리카 문화재단은 양국 문화의 다양성과 유사성을 통해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토론회를 진행한다.
또한 한국 전통음악 공연(29일~5월 1일, 서의철 가단), 케이팝 춤 커버 공연(29~30일), 김복희 무용단의 ‘춤의 향기’(23~24일, 국립 콜론극장) 공연 등 한국 전통과 현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공연을 통해 한국의 역동적 신명을 남미 지역에 전한다.
특히 사물놀이와 무속, 탈춤 등 한국 전통적 소재와 비보이(B-boy)를 융합한 전통연희 ‘라온판’ 공연은 로스안데스 대학교 야외무대, 타데오 대학교 극장에서도 즐길 수 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와 같은 한국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도서전 기간 중 상시 운영한다.
‘보고타국제도서전’ 개막식 겸 한국 주빈국관 개막식은 오는 19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열린다. 한국에서는 황희 문체부 장관, 추종연 주콜롬비아 한국대사 등이 참석하고, 콜롬비아에서는 이반 두케 대통령, 앙헬리카 마욜로 문화부 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황희 장관은 “올해 보고타국제도서전 주빈국 행사를 통해 역량 있는 한국 작가와 작품들이 남미 시장에 진출하고, 새로운 출판 교류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며 “이번 수교 기념행사를 계기로 양국이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다지고 상호 발전적 관계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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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