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백신도입 TF는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을 7월에 공급받고, 이를 9월에서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반환하는 백신 교환(소위 ‘백신 스와프’) 협약을 6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 정부는 7월 접종에 사용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이 일부 남을 것으로 예상돼 이 백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교환처를 찾고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콜드체인 관리 기반과 유효기간 내에 70만 회분을 충분히 접종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고, 예방접종 참여율이 높아 단기간 내에 접종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백신 교환이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개별계약을 통해 7월 약 1000만 회분을 포함해 3분기에 약 8000만 회분을 도입할 예정으로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으나, 이번 백신 교환을 통해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한국과 이스라엘 간 화이자 백신 교환은 그동안 외교적 노력을 통해 쌓아온 양국 간의 신뢰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한국과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다자 협의체인 코백스(COVAX) 출범 논의 시부터 유사 입장국으로서 수시로 비공식 협의를 긴밀히 갖고 백신 협력을 논의해왔다.
최근에도 올해 5월 이스라엘 외교장관의 방한 등 다양한 계기에 한국-이스라엘 양자 간 백신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와 같은 노력은 성공적으로 백신 교환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이스라엘에서 조기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은 오는 7일 오전 7시 1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 백신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은 벨기에 생산분이며 이스라엘에서도 7월 접종에 활용하고 있는 백신으로, 정부는 백신 도착 후 신속하게 접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즉시 통관을 완료하고 긴급사용승인을 할 계획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체적인 품질검사와 국내 배송 절차를 거쳐 오는 13일부터 예방접종에 본격 활용하는데, 백신 교환으로 도입하는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은 당초 7월 공급 예정이었던 약 1000만 회분에 더해 예방접종에 활용된다.
정부는 먼저 수도권 방역안정화를 위해 서울·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지자체 자율접종을 13일부터 조기에 시행, 34만 명분을 공급해 대민접촉이 많은 직군에 대한 단기 집중접종을 2주간 진행해 방역안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지자체는 대민접촉이 많아 전파 위험이 큰 직종 등 대상군을 선정해 13일부터 서울 예방접종센터 43곳과 경기 예방접종센터 51곳 등에서 접종을 시작한다.
아울러 7월 말부터는 당초 44만 명 규모로 계획한 지자체 자율접종을 이스라엘 도입 물량을 반영해 80만 명으로 확대해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28일부터 접종예정이던 교육·보육 종사자 중 어린이집, 유치원 및 초등 1·2학년 교직원 및 돌봄인력에 대한 접종 일정도 앞당겨 13일부터 전국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시작한다.
이후 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화이자 백신 70만 회분을 국내 백신 접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시점인 9월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반환할 예정이다.
권덕철 범정부 백신도입 TF 팀장은 “이번 한국-이스라엘 백신 교환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백신을 예정보다 조기에 공급받아 여름 휴가철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고,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백신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적 백신 공조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백신 교환은 국내적으로는 국제협력을 통해 백신을 조기 도입하는 의미가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백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각 국가별로 백신이 필요한 시기가 다른데, 한국과 이스라엘 간 백신 교환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례로 국제 공조를 활성화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우리나라도 백신 수급과 접종 상황을 고려하면서 백신을 우선 제공하고, 우리가 필요한 시기에 돌려받는 백신 교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국제적으로 백신이 효과적으로 수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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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