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미세먼지 더 짙다…석탄발전 감축·노후차량 운행제한 확대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 마련…공공부문 차량 2부제 재시행

정부는 올겨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핵심 배출원의 감축 등을 통해 미세먼지 배출량을 10만 8000톤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석탄발전 최대 15기 가동정지 등의 대책을 추진한다.


국무조정실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에서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이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계절적 요인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 평상시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더 줄이고 관리하는 조치를 시행하는 제도다.


올겨울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엘리뇨 발생과 대기 정체가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중국의 사회·경제활동이 회복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일상에 가까운 생활공간부터 개선에 주력한다. 또 수송, 산업 등 핵심 배출원은 과학과 현장에 기반해 저감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지도·점검한다.


초미세먼지(PM 2.5)와 생성물질의 감축량은 10만 8000톤으로, 지난해보다 2.3% 더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1.4㎍/㎥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4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2023년 초미세먼지 재난대응 모의훈련 합동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환경부)

국민 일상에 가장 가까운 생활공간부터 미세먼지 개선


먼저, 어린이집·학교·노인요양시설 등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은 계절관리제 시행 이전부터 실내공기질의 현장점검을 강화한다.


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지하역사, 대합실 등 다중이용시설 4701곳도 환기·공기정화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특별점검하고, 서울지역 지하역사 331곳은 전수 점검한다.


도로, 공사장 등 주거지 인근의 미세먼지 감축 조치도 집중적으로 시행해 교통량이 많은 도로는 도로청소차 운행을 늘리고, 무공해 청소차 도입도 확대해 나간다.


공사장은 방진 덮개, 적재함 밀폐, 살수 등 날림먼지 저감조치 여부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대형공사장 335곳은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인근 주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농촌 지역은 불법소각을 줄일 수 있도록 영농폐기물 공동집하장을 누적 9300곳까지 확충하며, 영농단체와 함께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영농잔재물의 수거와 파쇄작업도 집중 지원한다.


아울러 36시간 전 고농도 미세먼지 예보는 대상지역을 기존 수도권에서 충청·호남권까지 확대해 지역 주민들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고농도 예보정보는 학교, 도로 등 국민 생활공간의 대기질 정보와 함께 에어코리아 누리집( www.airkorea.or.kr )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과학·현장 기반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 집중 감축


산업부문은 대형사업장 375곳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계절관리제 이전 배출량 대비 45% 감축을 유도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 대기오염 첨단감시센터를 중심으로 실시간 원격감시장비와 첨단감시장비를 활용해 미세먼지 불법 배출에 대한 감시·감독도 강화한다.


기존 대형사업장의 굴뚝자동측정기기(TMS)뿐 아니라 중소사업장까지 사물인터넷측정기기(IoT)를 통해 원격으로 배출농도와 방지시설 가동정보를 수집한다.


무인기(드론) 및 이동측정 차량, 분광학장비 등 첨단장비는 오염우심지역의 배출 정보 수집에 활용한다. 수집된 각종 데이터는 지자체 및 사업장에 통보해 방지시설 개선을 유도하고, 취약 사업장에 대해서는 기술진단 및 방지시설 교체 지원도 병행한다.


석탄발전은 최대 15기를 가동정지하고 최대 47기의 출력을 80%로 제한 운전하는 상한제약을 추진하면서,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개선해 배출목표를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했다.


동절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부문은 기관별로 실내 난방온도 18℃ 준수, 개인 난방기 사용금지, 지하주차장 50% 소등 등 에너지 절감조치를 적극 이행토록 한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운행제한 지역이 기존 수도권·부산·대구에서 1년간의 계도 기간을 거쳐 올해 대전·광주·울산·세종까지 확대한다.


선박은 연료유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등 4대 대형항만은 선박의 저속운항을 확대하고, 항만 내 운행차량의 제한속도(10∼40㎞/h이하)도 단속한다.


공공부문이 앞장서 감축…국제사회와 협력 확대


지역난방공사, 자원회수시설 등 공공 사업장과 공공 5등급 차량은 계절관리기간 이전부터 배출량 감축(10월∼)과 운행제한(11월∼)하고, 비상저감조치 발령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하루 전부터 공공 사업장·공사장 운영 단축 등 예비저감조치를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공공부문 차량 2부제는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시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중국과는 계절관리제 기간 대책 수립, 고농도 정보공유, 성과평가 등에 있어 상호 협력하고, 예보정보와 대기질 공동연구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지속한다.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등의 국제기구와는 동아시아 대기질 개선을 위한 지역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계절관리기간에는 한국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항공 관측기와 우리나라의 환경위성, 지상관측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대기질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번 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감축에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되지만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등의 감축정책으로 인해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운영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문길주 민간위원장은 “석탄발전소 가동중단, 경유차 조기폐차 등 여러 대책들의 정책효과로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지속적으로 저감됐다”며 “그동안 힘써온 바와 같이 중앙 정부와 지자체, 국민 모두가 제5차 계절관리제에 적극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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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