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있는 중고거래 물품, 환불 길 넓어진다

4개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 제품안전·분쟁해결 자율 협약 체결

앞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중고물품들 중 국내·외 리콜 내역 등의 정보가 제공될 전망이다. 또 중고물품 거래로 생긴 분쟁 해결기준이 마련돼 이용자 간 원만한 합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12일 당근마켓, 번개장터, 세컨웨어,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 4개사들과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 제품안전·분쟁해결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이 급증하면서 위해제품의 유통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위해제품으로부터 소비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액은 2008년 약 4조원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약 24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번 협약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는 ‘소비자24( www.consumer.go.kr)’ 의 국내·외 리콜정보를 확인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알려주게 되며, 이로써 위해제품 유통을 신속하게 차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특정 유모차 판매글 게시 이용자에게 해당 유모차는 14개월 영유아 끼임 사망사고 발생으로 미국에서 안전주의보가 발령(23.2.9.)된 사실 등을 알리는 식이다.


또한, 이번 협약은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 간 분쟁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목적도 있다. 개인간 거래에는 전자상거래법 등이 적용되지 않아 기존의 피해구제·분쟁절차 및 기준 등을 활용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협약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4개사들은 ‘분쟁해결기준’을 마련해 이용자에게 알리고 공정하고 투명한 분쟁해결 절차를 마련·운영하기로 하고, 이에 따라 ‘중고거래 분쟁해결기준’(이하 분쟁해결기준) 및 ‘공정한 중고거래를 위한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분쟁해결기준 및 가이드라인은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절차 및 기준으로서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분쟁해결기준은 실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 분쟁이 발생할 경우의 구체적인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중고거래로 휴대폰을 샀는데 수령 후 3일 이내 판매자가 전혀 고지하지 않은 중대한 하자가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경우 수리비를 배상해주거나 전액 환불하도록 하거나, 또는 10일 이내에 발생하였다면 구입가의 50%를 환불하도록 합의안을 권고하는 식이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가이드라인은 플랫폼 사업자가 분쟁을 해결하는 데에 적용하는 표준적인 절차와 기준으로, 판매자는 물건의 하자 등 중요정보를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제공해야 하고 구매자는 판매 게시글의 내용을 성실히 확인해야 하는 등 중고거래 당사자가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위해제품을 반복적으로 판매하거나 사기 피해 또는 분쟁을 상습적으로 유발하는 판매자가 사업자로 의심될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전자상거래법 등에 따라 행정처분이 가능하다는 내용 및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요령과 절차 등을 안내하고 공정위에도 필요한 일정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인 간(C2C) 거래를 이용한 사업자의 소비자법 위반행위를 적발해 적극 집행할 예정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협약식 환영사에서 “최근 빠른 성장과 함께 소비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다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소비자 안전과 다양한 개인간 분쟁이 빈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한 소비자 문제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거래는 공유경제의 중요한 모델의 하나로서 시장참여자들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자율 협약을 계기로 중고물품 온라인 유통 시장이 더욱 ‘신뢰 높은 시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덕진 한국소비자원장은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들이 안전한 제품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중고거래 제품안전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제공하고,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품목에 대한 분쟁해결 기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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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