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시장대응력 높이고 불합리한 규제 개선한다

국토부, '리츠 제도 개선방안' 발표...새로운 투자모델 개발 지원

정부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리츠의 시장대응력을 높이고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리츠가 부동산법인 지분을 20% 이상만 보유해도 해당 지분을 부동산자산으로 인정한다. 지금은 부동산법인 지분을 50% 넘게 보유해야 투자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또 노인주택·노인요양시설을 자산으로 하는 헬스케어리츠 등 리츠의 다양화도 지원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리츠 제도 개선방안’을 부동산서비스산업 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일 발표했다.

리츠는 일반국민이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해 투자수익을 얻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지난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기준 운영리츠는 350개, 자산규모는 87조 6000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라 리츠 자금조달 곤란 및 투자자 관심 저하로 시장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우선 새로운 투자 모델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리츠 투자자산은 주택(51%)과 오피스(26%)에 집중돼 왔다. 이에 특정 분야의 부동산경기가 침체될 경우 리츠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될 우려가 있었다.

앞으로는 헬스케어 리츠, 내집마련 리츠, 리츠형 도심복합개발 사업 등을 지원해 다양화를 꾀한다.

또 리츠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허용할 계획이다.

지금은 차입을 통한 리츠 자금조달의 경우 금융 대출, 회사채 발행만 인정하고 있다. 1년 미만의 기업어음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자금조달이 회사채에 비해 용이한 편이다.

다만, 무분별한 발행을 막기 위해 발행 전 국토부와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감가상각비를 활용한 초과배당 인정 범위는 확대한다.

현재는 리츠가 직접 실물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에만 감가상각비에 대한 초과배당을 허용해 부동산법인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리츠의 경우 배당규모가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지분율·투자구조 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감가상각비 활용 초과배당을 허용하기로 했다.



[자료=국토교통부 제공]

리츠의 실사보고서 제출 의무는 완화한다.

지금은 리츠가 부동산을 취득 또는 매각하는 경우 부동산 현황·가격 등이 포함된 실사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부동산이 아닌 펀드 수익증권에 대해서는 공정가치평가서만 제출해도 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수익증권에 대해서는 실사보고서 제출의무를 완화한다. 부동산이 아닌 펀드 수익증권 등에 대해서는 공정가치평가서로 대체하는 등 자산 성격에 맞는 규제를 적용하도록 개선한다.

리츠 자산 중 부동산으로 인정하는 범위는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리츠가 부동산법인 지분 50%를 초과해 소유한 경우에만 해당 투자지분을 부동산으로 인정하고 있어, 리츠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부동산법인 지분 20% 이상을 소유한 경우에도 투자지분을 부동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시 예비인가 절차는 폐지한다. 민간단체인 리츠협회 등의 사전검토로 예비인가를 대체하기로 했다.

그동안 AMC 설립 때 예비인가-설립인가 2단계로 나눠 심사해왔으나 각 단계에서 사실상 동일한 요건을 심사하는 등 비효율이 발생했다.

대토보상자는 대토리츠에 현물출자를 하고 1∼2년 후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대토보상자가 대토리츠에 현물출자하고 받은 주식은 보상계약일로부터 3년 이후 처분이 가능해 보상자가 리츠에 조기 출자할 유인이 없고 이에 따라 대토리츠의 투자자산 확보가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국토부는 리츠 및 AMC 검사체계를 계도·실질·선택과 집중 3원칙에 따라 상반기 중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그동안 부동산투자회사 등에 관한 유사·반복검사로 인해 업체의 수검 부담 증가 및 중복 검사 등에 따른 업무 효율성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의 인가취소 규정을 완화해 고의·과실의 정도를 고려, 인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경직적인 처벌을 개선하기 위한 ‘리츠 처분 자문위원회’를 공식화한다.

현재 리츠·AMC의 위반행위에 대한 획일적 처벌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전문가로 구성한 ‘리츠 처분 자문위원회’가 위반행위의 경중에 대한 자문을 받아 형사고발 대상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있다.

다만 해당 위원회가 필요에 따라 구성·운영되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 등을 위해 행정규칙에 설립근거를 마련하는 등 제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민에게 리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 중인 ‘리츠 정보시스템’을 개편해 재무정보·주가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고금리와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츠시장의 회복을 위해 시의적절한 규제 개선을 추진해 유용한 부동산 간접투자수단이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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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