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전지 소재 12배 이상 성장 시켜 2030년까지 매출 60조 달성

LG화학이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두 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하고,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8일 발표했다.

2030년 매출 60조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만으로 계획된 수치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8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투자자 설명회에서 매출을 2021년 26조원에서 2030년 60조원으로 130% 이상 성장시키고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 매출도 3조에서 30조원으로 10배 이상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신학철 부회장이 LG화학 인베스터 데이에서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 R&D 투자도 가속한다. LG화학은 올해 연구개발 인원만 500여 명을 증원해 3300여 명을 확보할 예정이며, 연구개발비도 전년 대비 35% 이상 증액해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은 산업의 흐름에 따라 배터리 사업부터 IT 소재, 전지 소재 등 첨단소재와 바이오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20년간 10배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며 “지금의 기후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산업계의 대전환기(Great Reset) 역시 LG화학이 톱 글로벌 과학 기업(Top Global Science Company)으로 도약하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전지 소재·글로벌 신약 등 ESG 기반 고부가 신사업 비중 확대

LG화학은 대변혁의 시대에도 흔들림 없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3대 신성장 동력 육성 계획을 구체화했다.

△친환경 소재: 리사이클·바이오·Energy Transition 소재 등으로 매출 8조원 달성

재활용(Recycle), 생분해성·바이오(Bio), 신재생에너지(Energy Transition) 소재 사업 중심의 친환경 Sustainability 비즈니스 매출을 1.4조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6배 확대하며 저탄소 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글로벌 화학 업계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ecycle 소재

LG화학은 글로벌 IT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재활용 원재료 확보 △플라스틱 물성 향상 △화학적 재활용조기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재활용 원재료 확보를 위해 한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을 비롯해 LG전자와 같은 가전 업체 등으로 제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Recycle 플라스틱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흰색을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한 것에 이어 투명 제품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기존 플라스틱(virgin plastic)과 동일한 물성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화학적 Recycle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영국 Mura와 조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 톤 규모로 2024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생분해성·Bio 소재

LG화학은 생분해성·Bio 소재 플라스틱이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매년 20% 이상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8월부터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적용한 고흡수성수지(SAP)를 중동 고객사에 첫 납품을 시작했으며, 곡물 기업인 미국 ADM사와 JV를 통해 2025년까지 미국에 7만5000톤 규모의 PLA (Poly Lactic Acid·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건설하고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생분해성수지 PBAT (Poly 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는 2024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산 5만 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 PLH는 상용화를 위한 스케일업(scale-up)을 진행하고 있다.

Energy Transition (신재생에너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태양광 패널 필름용 POE (Poly Olefin Elastomer) 시장은 2025년까지 연간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LG화학은 2021년부터 태양광 전용 POE 10만 톤 증설에 돌입했고 2023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총 38만 톤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POE는 LG화학 고유의 메탈로센 촉매를 사용해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합성수지로 태양광 패널용 필름에 최적화된 물성을 더욱 강화해 태양광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탄소 저감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촉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전지 소재: 양극재·분리막 등의 라인업으로 매출 21조의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

LG화학은 전지 소재 사업을 2021년 매출 1.7조에서 2030년 21조로 12배 이상 성장시키고,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창출하는 고수익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과 외부 고객사 확보가 가시화되면 매출 목표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니켈 제품 기술력과 메탈소싱 경쟁력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 확대 가속화

LG화학은 2006년 세계 최초로 NCM (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양산하는 등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메탈 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밀도, 장수명 하이니켈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니켈 80% 이상의 하이니켈 제품 비중을 2026년까지 90% 수준까지 확대 예정이다. 양극재 공정의 핵심인 소성 공정에서도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유하고 있다.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 협력 대상을 기존의 중국 광산업체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Recycle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북미 최대 리사이클링 업체인 라이 사이클(Li-Cycle) 지분을 확보했으며, 추가적으로 여러 업체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회사 에너지솔루션 외 고객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올해부터 의미 있는 수준의 외부 고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며, 2026년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26만 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등 원천 기술력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 본격 육성

LG화학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 등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지난해 말 차별화된 분리막 원단 기술을 보유한 도레이(Toray)와 헝가리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세계 최고 속도의 코팅 기술을 보유한 LG전자의 코팅사업을 인수했다. LG화학은 유럽 내 생산능력 추가 확장과 미국 등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와 고객 다변화를 함께 추진하며 분리막 사업을 성장 시켜 나갈 계획이다.

CNT, 방열접착제 등 부가 전지 소재 사업 확대 및 신규 전지 소재 발굴

LG화학은 양극재와 분리막 외에도 CNT (탄소나노튜브),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BAS (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전지 부가 소재들도 적극 육성한다. 특히 CNT 사업의 경우 현재 1700톤 규모의 생산량을 2026년까지 5배 이상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LG화학은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전지 소재 기술 개발도 가속하며, 현재 연구개발 중인 ‘퓨어 실리콘(Pure Silicon)’ 기술은 기존 음극재 대비 획기적인 용량 개선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스 발생량을 85% 감소시키는 ‘단결정 양극재’ 기술과 고온 내열성이 뛰어난 ‘세라믹 분리막’ 기술은 배터리 안전성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LG화학은 전고체 전지용 소재 등 차세대 전지 기술 또한 개발 중이며, 외부 기회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신약: 항암, 당뇨·대사 영역 글로벌 임상 과제 가속화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LG화학은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화학은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글로벌 혁신 신약의 파이프라인 10개를 확보했으며,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등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2030년까지 23개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중 2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상업화한다는 목표가 있다.

지난해 미국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통풍치료제 신약은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요산 강화 효능을 특장점으로 해 높은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다국적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인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또한 올해 내 1상을 마치고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 경구용 희귀비만 치료제(MC4R Agonist)의 임상도 경과가 좋아 올해 내 성공적으로 1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소 중립 성장 목표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선언

LG화학은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기존의 2050 탄소 중립 성장 목표를 20년 앞당기고, 2050년까지 넷제로(Net-Zero)를 달성키로 했다.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 탄소배출 예상치 대비 총 2000만 톤을 줄여야 한다. 탄소 배출량 총 2000만 톤은 화석연료 차량 830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약 1.4억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규모다.

탄소 감축을 위해 LG화학은 혁신 공정 도입, 친환경 원료·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원재료부터 제품 제조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LCA (Life Cycle Assessment, 환경 전 과정평가)를 국내외 전 제품을 대상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이 추구하는 성장 전략은 글로벌 산업 대전환기를 기회 삼아 R&D, 전략적 투자는 물론 M&A까지 포함한 내·외부의 모든 성장 기회를 모색해 블루오션을 선점해 나가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 친환경 비즈니스·전지 소재·신약 중심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비즈니스의 핵심 축을 전환하고 어떤 경영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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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