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현지시간) “이제 협력을 잘하는 나라가 세계의 주인공이 되고, 디지털·그린 경제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세계 경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며 “스페인과 한국이 먼저 시작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경제인협회 연례포럼 개막 만찬에 참석해 이같이 밝힌 뒤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인협회 연례포럼은 스페인 국왕과 총리, 주요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하는 스페인 내 가장 권위있는 경제 행사 중 하나로, 올해는 ‘대재건-기업, 경제, 정치에서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16~18일 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펠리페 6세 국왕의 초청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대해 “코로나를 넘어 ‘대재건’의 길을 모색하는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스페인과 한국이 함께 해법을 찾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새벽 0시,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스페인 곳곳에서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며 “반년 만에 방역 봉쇄령이 풀리고, 기뻐하는 스페인 시민들의 모습에서 세계는 희망을 보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국 코로나를 넘어설 것”이라며 “백신 보급과 함께 일상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세계 경제도 반등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위기 전 수준의 회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며 “비대면·온라인 전환이 빨라지면서 디지털 경제가 눈부시게 부상하고, 많은 나라가 탄소중립에 함께하며 친환경·저탄소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스페인 아젠다 2025’와 ‘2050년 탄소중립 전략’을 통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며 “한국 역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1200억 유로를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서로의 힘을 모으고 투자의 효과를 높일 여지가 많다. 양국은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협력을 통한 시너지도 매우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에 가까운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이며,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ICT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래차·배터리·수소경제 등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며 “스페인과 한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양 끝단에 위치해 거리가 멀지만 서로를 아끼고 협력하는 마음에서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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